"드라마는 잘난 척 할 수 없는 장르, 창작의 해방감 만끽"
"작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습작은 놀이와 같아야 한다"
[뉴스1 이상휼 기자]
서울예술대학교(총장 이남식)는 모교를 빛낸 동문에게 주는 '삶의 빛' 상 수상자로 노희경(56) 드라마작가를 선정했다고 21일 밝혔다.
노희경 작가는 문예창작 86학번으로 27년 동안 삶의 진정성과 사람에 대한 따뜻한 애정, 완성도 높은 대본 등으로 매 해 문제적 작품을 꾸준히 발표하며 독보적인 드라마 작품 세계를 구축한 작가다.
제12회 대중문화예술상에서 대중문화예술발전에 공을 인정받아 2021년에는 보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삶의 빛' 상은 서울예대에서 모교를 빛낸 동문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2020년에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김청경 대표, 2019년에는 '국제시장', '베테랑', '공작' 등에서 주연을 맡은 황정민 배우, 2018년에는 ㈜우아한 형제들의 김봉진 대표가 수상한 바 있다.
다음은 노희경 작가의 '삶의 빛' 수상 소감 등 일문일답.
-드라마작가를 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시를 잘 썼으면 시인을, 소설을 잘 썼으면 소설가가 됐을 것이다. 시와 소설 쓰기에 재미를 느끼기보다는 중압갑에 짓눌려 있었다. 시와 소설을 쓸 때 습작을 할 수 없을 만큼 괴로웠다. 나는 글에 대해 너무 무겁게 생각했고, 책상 앞에서 한줄도 못 썼다. 시간이 흘러 직장생활을 하면서 드라마에 대한 수업을 들었는데 재미있었다. 드라마는 잘난 척 할 수 없다. 동네 아줌마도 지나가던 잡상인도 보는 편한 장르다. 그런 점들이 다가서기 쉬웠고 해방감을 느꼈다. 모교 은사들의 수업과 인연이 드라마 작가로서 27년간 롱런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오교원 교수의 '현대시 작법' 교정작업 등에 대한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이 드라마 작가로 정착하는 데 도움이 됐다. 최인훈 교수의 강의 중 DNA와 RNA 구조에 대해 공부하는 수업이 있었다. 왜 그 수업을 진행했고 그 과제를 했었나 그때는 잘 몰랐다. 드라마 작가를 하면서 다시 그때의 노트를 펼쳐 드라마에 적용하면서 롱런할 수 있었다.
-노희경에게 드라마란.
▶어렸을 때는 말수가 적었다. 가만히 들여다보는 게 좋았다. 친구가 별로 없을 때는 친구들 노는 걸 봤고, 집안이 불우할 때는 집을 나와 길 밖에서 사람들을 관찰했다. 그것이 도움이 됐다. 사람 관찰할 때 365일 캐릭터를 관찰하는 일이 지루하지 않다. 캐릭터들은 매일 마음과 장면이 바뀐다. 사람을 관찰하고 사람을 따라가고 열명 스물명 나오지만 그 사람들의 마음을 수시로 쫓아가는 것이 힘들지 않다. 시와 소설을 쓰는 일은 괴로웠지만 드라마를 쓰면서 괴롭지 않았다. 체력적으로 힘들긴 했지만 마음은 늘 좋다. 관찰하기 좋아하는 나와 잘 맞고 재밌다. 길 밖에서 놀았던 경험이 고스란히 드라마 속에 녹아나고, 시와 소설을 배우면서 은사들이 이야기해줬던 수업 내용들이 어떻게 이야기의 본론으로 상징성으로 발전하는 것들에 대한 고민들이 너무나 득이 됐다.
-드라마 작가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학창 시절에는 글이 놀이이어야 생각한다. 27년 작품 생활 쉬지 않고 할 수 있었던 것은 학창 시절에 충분히 놀았기 때문이다. 지금도 잊었지만 가끔 기억하려고 했던 것은 학창 시절 밤을 새워 친구들과 보냈던 누구의 생각이 맞느냐 떠들고 싸웠던 기억이 자양분이다. 사람 보는 게 좋고 내가 화가 나는 이유를 알고 싶어 해야 한다. 글이 이 세상을, 한 사람을 바꿀 수 있다고 믿고, 그러기 위해 진심으로 다가가는 원론적 얘기를 밤새도록 할 수 있어야 한다.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은사들의 얘기와 친구들의 얘기를 귀담아 듣기를 바란다. 내 발언이 이유와 근거가 있듯 내 친구도 나한테 지적할 때 근거가 있다. 그 근거를 내가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파고 또 파야 한다. 조언에 대해 고개를 돌리지 말고, 적극적으로 맞짱 뜨기를 바란다. 학생들은 우리가 하는 모든 작업이 놀이였으면 좋겠다. 선생님들은 그 놀이꾼들을 더 놀게 해줄 수 있는 책사 같은 분들이었으면 좋겠다. 세상 밖으로 나가는 일에 너무 겁먹지 마시라. 여러분의 부모, 형제와 자매들도 살았던 세상이다. 겁먹지 말고 먼저 마음을 열어라. 나는 마음 열었는데 상대는 열지 않는다면 그때 돌아서도 늦지 않다. 젊기에 먼저 도전하기를 바란다. 응원하겠다.
출처 : 'https://v.kakao.com/v/20220221070018511
"드라마는 잘난 척 할 수 없는 장르, 창작의 해방감 만끽"
"작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습작은 놀이와 같아야 한다"
[뉴스1 이상휼 기자]
서울예술대학교(총장 이남식)는 모교를 빛낸 동문에게 주는 '삶의 빛' 상 수상자로 노희경(56) 드라마작가를 선정했다고 21일 밝혔다.
노희경 작가는 문예창작 86학번으로 27년 동안 삶의 진정성과 사람에 대한 따뜻한 애정, 완성도 높은 대본 등으로 매 해 문제적 작품을 꾸준히 발표하며 독보적인 드라마 작품 세계를 구축한 작가다.
제12회 대중문화예술상에서 대중문화예술발전에 공을 인정받아 2021년에는 보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삶의 빛' 상은 서울예대에서 모교를 빛낸 동문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2020년에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김청경 대표, 2019년에는 '국제시장', '베테랑', '공작' 등에서 주연을 맡은 황정민 배우, 2018년에는 ㈜우아한 형제들의 김봉진 대표가 수상한 바 있다.
다음은 노희경 작가의 '삶의 빛' 수상 소감 등 일문일답.
-드라마작가를 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시를 잘 썼으면 시인을, 소설을 잘 썼으면 소설가가 됐을 것이다. 시와 소설 쓰기에 재미를 느끼기보다는 중압갑에 짓눌려 있었다. 시와 소설을 쓸 때 습작을 할 수 없을 만큼 괴로웠다. 나는 글에 대해 너무 무겁게 생각했고, 책상 앞에서 한줄도 못 썼다. 시간이 흘러 직장생활을 하면서 드라마에 대한 수업을 들었는데 재미있었다. 드라마는 잘난 척 할 수 없다. 동네 아줌마도 지나가던 잡상인도 보는 편한 장르다. 그런 점들이 다가서기 쉬웠고 해방감을 느꼈다. 모교 은사들의 수업과 인연이 드라마 작가로서 27년간 롱런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오교원 교수의 '현대시 작법' 교정작업 등에 대한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이 드라마 작가로 정착하는 데 도움이 됐다. 최인훈 교수의 강의 중 DNA와 RNA 구조에 대해 공부하는 수업이 있었다. 왜 그 수업을 진행했고 그 과제를 했었나 그때는 잘 몰랐다. 드라마 작가를 하면서 다시 그때의 노트를 펼쳐 드라마에 적용하면서 롱런할 수 있었다.
-노희경에게 드라마란.
▶어렸을 때는 말수가 적었다. 가만히 들여다보는 게 좋았다. 친구가 별로 없을 때는 친구들 노는 걸 봤고, 집안이 불우할 때는 집을 나와 길 밖에서 사람들을 관찰했다. 그것이 도움이 됐다. 사람 관찰할 때 365일 캐릭터를 관찰하는 일이 지루하지 않다. 캐릭터들은 매일 마음과 장면이 바뀐다. 사람을 관찰하고 사람을 따라가고 열명 스물명 나오지만 그 사람들의 마음을 수시로 쫓아가는 것이 힘들지 않다. 시와 소설을 쓰는 일은 괴로웠지만 드라마를 쓰면서 괴롭지 않았다. 체력적으로 힘들긴 했지만 마음은 늘 좋다. 관찰하기 좋아하는 나와 잘 맞고 재밌다. 길 밖에서 놀았던 경험이 고스란히 드라마 속에 녹아나고, 시와 소설을 배우면서 은사들이 이야기해줬던 수업 내용들이 어떻게 이야기의 본론으로 상징성으로 발전하는 것들에 대한 고민들이 너무나 득이 됐다.
-드라마 작가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학창 시절에는 글이 놀이이어야 생각한다. 27년 작품 생활 쉬지 않고 할 수 있었던 것은 학창 시절에 충분히 놀았기 때문이다. 지금도 잊었지만 가끔 기억하려고 했던 것은 학창 시절 밤을 새워 친구들과 보냈던 누구의 생각이 맞느냐 떠들고 싸웠던 기억이 자양분이다. 사람 보는 게 좋고 내가 화가 나는 이유를 알고 싶어 해야 한다. 글이 이 세상을, 한 사람을 바꿀 수 있다고 믿고, 그러기 위해 진심으로 다가가는 원론적 얘기를 밤새도록 할 수 있어야 한다.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은사들의 얘기와 친구들의 얘기를 귀담아 듣기를 바란다. 내 발언이 이유와 근거가 있듯 내 친구도 나한테 지적할 때 근거가 있다. 그 근거를 내가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파고 또 파야 한다. 조언에 대해 고개를 돌리지 말고, 적극적으로 맞짱 뜨기를 바란다. 학생들은 우리가 하는 모든 작업이 놀이였으면 좋겠다. 선생님들은 그 놀이꾼들을 더 놀게 해줄 수 있는 책사 같은 분들이었으면 좋겠다. 세상 밖으로 나가는 일에 너무 겁먹지 마시라. 여러분의 부모, 형제와 자매들도 살았던 세상이다. 겁먹지 말고 먼저 마음을 열어라. 나는 마음 열었는데 상대는 열지 않는다면 그때 돌아서도 늦지 않다. 젊기에 먼저 도전하기를 바란다. 응원하겠다.
출처 : 'https://v.kakao.com/v/20220221070018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