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렁크' 서현진·공유, 멜로 장인이 그려낼 미스터리 기간제 부부

2024-11-26

[더팩트 김샛별 기자] 배우 서현진과 공유가 미스터리 속에서 피어나는 멜로를 어떻게 그려낼까. 멜로 장인들의 색다른 이야기를 궁금케 하는 '트렁크'다.  

넷플릭스 시리즈 '트렁크'의 제작발표회가 26일 오전 강남구 언주로 라움아트센터에서 진행됐다. 행사에는 김규태 감독을 비롯해 배우 서현진 공유 정윤하 조이건 김동원이 참석했다.

'트렁크'는 호숫가에 떠오른 트렁크로 인해 밝혀지기 시작한 비밀스러운 결혼 서비스와 그 안에 놓인 두 남녀의 이상한 결혼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멜로다.

넷플릭스와 첫 협업을 한 김규태 감독은 "처음 연출 제안을 받고 대본을 봤는데 솔직히 조금 당혹스러웠다. 분명 너무 재밌는데 묘하고 신선하면서도 소설적이었다. 인물들의 심리나 관계가 쉽게 간파되지 않더라. 스스로도 '이게 뭐지?'라는 궁금증과 함께 빠져들었다"고 돌이켰다. 이어 "점차 이들의 심리가 이해되며 공감대가 쌓이더라. 그런 독특한 매력이 있는 작품이었기 때문에 연출을 해도 재밌을 것 같아 선택했다"고 작품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이보다 더 우선순위는 서현진과 공유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당연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두 사람의 시너지가 기대됐다"고 덧붙였다.

작품은 미스터리와 멜로를 표방하는 만큼 두 장르를 적절히 엮어내 보여줘야 한다는 점이 '트렁크'의 관건이었다. 이에 김 감독은 "독특한 미스터리 멜로를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다만 어떤 사건이라는 외면적인 사건보다는 인물의 심리적인 미스터리에 방점을 찍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극 중 서현진은 결혼 때문에 혼자가 된 여자 노인지 역을 맡았다. 결혼이 역겹다고 생각하면서도 결혼을 직업으로 선택한 그녀는 기간제 결혼 매칭 회사 NM(New Marriage) 소속으로 다섯 번째 남편 한정원(공유 분)을 만나게 된다.

서현진은 "작품이 선뜻 와닿지 않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행간과 여백이 많은 것이 누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아서 해보고 싶었다"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공유는 결혼하고 지독히 외로워진 남자 한정원으로 분한다.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로 불안과 외로움에 잠식되어 살아가는 음악 프로듀서다. 그는 전 아내 이서연(정윤하 분)에 의해 마음에 내키지도 않는 기간제 결혼을 한다.

공유 역시 '트렁크'의 묘한 매력에 이끌렸단다. 그는 "원작이 가진 기획의도가 마음에 들었다. 사람과 관계에 관한 이야기를 조금은 다른 결로 하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또 보는 관점에 따라 여러 해석이 나올 수 있다는 점도 재밌을 것 같아 출연하게 됐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서현진 공유와 함께 호흡을 맞췄다는 점에 관해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두 사람과 함께하면서 너무 행복했고 기대 이상의 작업이었다"며 "사실 두 분 모두 연기 고수지 않나. 그런 두 사람이 작업을 할 때 진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서로를 계속해서 배려하고 조언과 격려를 하는데 거기서 나오는 하모니가 사랑스러웠다"고 귀띔해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트렁크'에서는 서현진과 공유의 배드신이 등장한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김 감독은 "우리 작품은 톤앤매너가 비현실적인 설정값을 가진 현실 이야기다. 그런 부분에서 남녀간의 사랑과 인물간의 관계성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배드신이 필요했다"며 "그렇다고 자극적으로 사용하진 않았고 작업적으로 필요한 부분 안에서 적절하게 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배우들의 우려와 걱정은 없었을까. 서현진은 "사실 캐릭터 설명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면 불필요할 만큼은 요구하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때문에 크게 문제는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공유는 "오히려 배드신이나 애정 장면보다는 혼자 샤워하는 장면이 많이 나왔다. 그래서 급하게 운동해야 할 때가 많았다"고 갑작스러운 고백을 털어놔 웃음을 안겼다.

정윤하는 결혼으로 삐뚤어진 욕망을 드러내는 여자 이서연으로 열연한다. 노인지 한정원의 기간제 결혼에 시작점이자 갈등과 위기를 불러오는 존재다.

여기에 이서연과 결혼해서 진짜 사랑을 하게 된 남자 윤지오 역의 조이건, 노인지 곁을 맴도는 수상한 남자 엄태성 역의 김동원이 참신한 매력과 독보적인 시너지를 발산한다.

특히 조이건과 김동원은 오디션을 통해 '트렁크'에 합류했다. 조이건은 "처음 대본을 보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받았다. 평소 하고 싶었던 연기들이 윤지오에 많이 녹아있었다. 오디션 때부터 많이 바랐는데 선택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동원은 "나 역시 '트렁크'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김 감독은 두 사람을 위해 캐릭터 설정까지 변경했다고. 그는 "두 배우를 비슷한 시기에 오디션을 봤다. 작가님과 내가 생각한 지오와 태성은 아니었다"며 "지오의 경우 조금 더 묵지갛고 마초남 느낌의 연하남을 원했고 태성은 꽃미남 스타일의 순수한 미소년 이미지를 그렸었다"고 밝혔다. 이내 김 감독은 "그러나 두 배우를 보는 순간 매력에 빠졌다. 어떻게 보면 감독이 배우에게 꽂혔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나로서도 재밌는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끝으로 김 감독은 "결국 중요한 포인트는 시청자들이 인지와 정원의 멜로적인 감정선을 잘 따라오길 바랐다. 그들의 서사에서 재미와 감동을 느끼다 보면 본인들만의 해석이 가능한 포인트까지 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김동원 역시 "'트렁크'는 독특한 설정과 요소들이 멀리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 같다. 물론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다 다르겠지만 결국에는 따듯한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사실 한 번 봐서는 그 매력을 모를 수도 있다. 그러니 여러 번 봐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총 8부작으로 구성된 '트렁크'는 29일 오후 5시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청소년관람불가다.


<출처 : https://news.tf.co.kr/read/entertain/2154856.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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